퇴근하고 문을 열면 다다다 뛰어와 야옹야옹 말을 거는 고양이. 그런데 정작 다른 고양이와 있을 땐 거의 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걸 눈치채신 적 있나요?

우연이 아닙니다. 성묘는 다른 고양이에게는 야옹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미국동물학대방지협회(ASPCA)와 미국 VCA 동물병원은 공통적으로, 야옹은 고양이끼리의 소통 수단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살면서 인간을 향해 발전시킨 발성이라고 설명합니다.12 다른 고양이와는 냄새·자세·꼬리 같은 몸짓으로 대부분의 소통을 끝내면서, 유독 사람에게만 목소리를 씁니다.
그러니까 우리 집 고양이가 “말이 많다”는 건 착각이 아니라, 실제로 나에게 맞춰 개발한 언어를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언어의 사전 역할을 하는 소리별 의미를 정리하고, 마지막에는 “평소와 다르게 운다”를 판단하는 기준까지 짚어보겠습니다.
고양이 울음소리 종류 8가지, 소리별 의미
학자들 사이에서도 고양이 발성을 정확히 몇 종으로 나눌지는 의견이 갈립니다. 한 학술 리뷰는 입을 다물고 내는 소리(골골·트릴·콜링), 입을 벌렸다 닫으며 내는 야옹류, 강하게 숨을 내뱉는 하악·으르렁류까지 크게 세 방식으로 발성을 구분합니다.4 여기서는 실생활에서 자주 듣는 8가지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야옹(Meow) — 상황마다 톤이 다릅니다
같은 “야옹”도 다 같은 야옹이 아닙니다. 긍정적인 상황(밥그릇 앞, 반갑게 맞이할 때)에서 내는 야옹은 음높이가 높고 길이가 짧으며 끝음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고, 부정적인 상황에서는 반대로 변조됩니다.4 저음으로 길게 이어지는 야옹은 불안하거나 몸이 불편하거나 뭔가 답답할 때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참고할 만합니다.6 즉 “야옹”이라는 단어 하나가 아니라, 톤과 길이가 실제 감정을 담은 억양이라고 보면 됩니다.
골골송(Purr) — 행복해서만 나는 소리는 아닙니다
골골거림은 보통 만족·행복의 신호로 알려져 있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스트레스, 질병, 두려움, 통증을 느낄 때도 골골거릴 수 있습니다. 골골송이 고양이 스스로를 진정시키는 행동으로도 쓰이기 때문입니다.6 쓰다듬을 때 나는 골골송과, 병원 이동장 안에서 웅크린 채 내는 골골송을 같은 신호로 읽으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몸의 자세와 함께 봐야 정확합니다 — 몸을 늘어뜨리고 눈을 가늘게 뜬 골골송은 편안함, 몸을 웅크리고 귀를 젖힌 채의 골골송은 오히려 불편함의 신호일 가능성이 큽니다.
트릴·치릅(Trill/Chirp) — 반가움의 인사
혀를 굴리는 듯한 트릴과 새소리 같은 짧고 높은 치릅은 흥분이나 관심을 나타내는 긍정적인 소리입니다. 가족이 집에 들어왔을 때 마중 나오며 내는 소리가 대표적입니다.6 학술 리뷰에서도 트릴·치릅류는 동족 간 위치를 확인하거나 어미가 새끼를 부를 때 쓰는 접촉 신호로 분류됩니다.4 실제로 어미 고양이는 이 소리로 새끼를 부르는데, 새끼는 자기 어미의 소리에만 반응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다만 이 부분은 실험적으로 완전히 재검증된 것은 아니라 참고 수준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한 가지 실전 팁은, 좋아하는 간식을 받거나 편안한 상황에서만 트릴·치릅 같은 야옹 이외의 소리가 나오고, 자동차 이동처럼 부정적인 상황에서는 야옹만 낸다는 연구 결과입니다.5 그러니 평소 트릴이나 치릅을 자주 내던 고양이가 갑자기 야옹만 반복한다면, 지금 상황이 편치 않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채터링 — 사냥 스위치가 켜졌을 때
창밖의 새나 장난감 낚싯대를 노려보며 턱을 딱딱 부딪히는 소리를 낸 적 있으실 겁니다. 이 채터링(chattering)은 사냥감을 발견했지만 당장 잡을 수 없을 때의 흥분과 답답함이 섞인 반응입니다.6
하악질·으르렁 — 헷갈릴 필요 없는 경고
하악질(hissing)은 입으로 공기를 빠르게 내뿜는 저음의 길게 뻗은 소리, 으르렁(growling)은 낮고 울리는 소리로 둘 다 위협을 느꼈다는 명확한 경고 신호입니다.6 여기서 침 뱉기(spitting)가 나온다면 하악질보다 한 단계 더 급박한, 갑작스러운 위협에 대한 방어 반응으로 봐야 합니다.6 이 소리들이 나올 때는 원인을 없애거나 거리를 두는 게 우선이고, 안아서 달래려 하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야울링·캐터월링 — 밤에 크게 우는 소리
야울링(yowling)은 야옹과 비슷하지만 더 길고 음악적인 소리로, 신체적 불편이나 정서적 스트레스를 겪을 때, 또는 짝짓기 행동과 관련해서 나옵니다.61 캐터월링(caterwauling)은 그중에서도 짝짓기와 직접 관련된 아주 크고 긴 울음으로, 주로 중성화하지 않은 암컷에서 나타납니다.6 한밤중에 유난히 크고 긴 울음이 반복된다면 아래에서 다룰 발정기나 노령묘 체크리스트를 함께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발정기 울음소리, 이렇게 다릅니다
중성화하지 않은 고양이라면 발정기 울음이 유독 두드러집니다.
- 암컷: 평소보다 애정 표현이 늘고, 몸을 자주 비비고, 콧소리를 내며 바닥을 구르는 행동과 함께 야옹을 반복합니다. 이런 상태가 며칠간 이어지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1
- 수컷: 암컷의 페로몬을 감지하면 이리저리 오가며 끊임없이 야옹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입니다.1
중성화 수술이 이런 발정기 발성 자체를 줄이는 근본적인 방법이라는 점도 함께 고려해 볼 만합니다.
새끼고양이와 성묘, 우는 이유가 다릅니다
새끼 시절과 성묘 시절의 발성 목적은 꽤 다릅니다. 새끼고양이의 야옹은 주로 어미에게 보내는 요청 신호이고, 트릴·치릅은 어미와 새끼 사이의 위치 확인·부름 신호로 쓰입니다.4 반면 다 자란 고양이의 야옹은 더 이상 다른 고양이를 향하지 않고, 오직 사람에게 주의나 먹이를 요청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뀝니다.41
정리하면, 새끼 때는 “어미와 소통하려고” 울고, 성묘가 되면 그 습성이 사람에게로 옮겨가 “나에게 뭔가 전하려고” 우는 셈입니다. 사람과 함께 사는 고양이일수록 이 전환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유독 많이 운다면 — 체크리스트
여기서부터가 실제로 가장 궁금하실 부분입니다. “우리 애가 원래 이렇게 안 울었는데 요즘 유독 많이 운다”는 변화는 단순 성격이 아니라 몸 상태 변화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VCA 동물병원도 지속적이고 과도한 울음은 잠재적 건강 문제의 신호일 수 있어 수의사 상담을 권장한다고 명시합니다.2
다음과 같은 경우들이 자주 원인으로 언급됩니다.
- 갑상선 등 대사 관련 문제: 몸의 대사가 과하게 활발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그로 인해 울음이 늘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밥을 잘 먹는데도 살이 빠지거나, 평소보다 부산스러워졌다면 함께 살펴볼 만한 신호입니다.
- 배뇨 관련 문제(방광염·요로결석 등): 화장실 근처에서 유독 울거나, 화장실 자세를 반복하면서도 소변을 시원하게 못 보는 듯하다면 배뇨 통증 때문에 우는 것일 수 있습니다.
- 통증(관절염 등): 안아 올리거나 점프할 때, 특정 부위를 만졌을 때 우는 경우, 또는 갑자기 잘 숨거나 움직임이 조심스러워졌다면 통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 노령묘 인지기능장애: 밤에 방향을 잃은 듯 방황하거나, 과도하게 울거나, 평소보다 사람이나 다른 고양이와의 상호작용을 피한다면 노화로 인한 뇌 기능 저하, 흔히 말하는 “고양이 인지기능장애”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13
이 중 어느 것도 집에서 자가진단으로 확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원인을 좁히려면 병원에서의 문진과 신체검사, 필요한 경우 검사가 추가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판단이 어려울 땐 이렇게 나눠보세요.
- 하루이틀 사이 반짝 늘었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 스트레스성 일시적 변화일 가능성. 조금 더 지켜봐도 괜찮습니다.
- 울음 빈도가 꾸준히 늘거나, 체중 변화·배뇨 이상·절뚝임·야간 방황 중 하나라도 함께 나타난다 → 병원 검진이 필요한 신호입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며칠 이상 계속되면 자가 판단 대신 반드시 수의사 상담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특히 배뇨할 때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낸다면 응급 상황일 수 있으니 미루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무리 — 소리 하나보다 ‘평소와 다른가’가 핵심
고양이 울음소리는 외워야 할 단어장이라기보다, 사람과 함께 진화해 온 실시간 협상 언어에 가깝습니다. 같은 야옹이라도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몸짓과 함께 나왔는지에 따라 뜻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4
그래서 소리 하나하나의 의미를 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기준은 “이 고양이의 평소 패턴과 비교했을 때 달라졌는가”입니다. 원래 조용하던 아이가 갑자기 밤마다 크게 울거나, 원래 잘 울던 아이의 톤이 확 바뀌었다면 그 변화 자체가 신호입니다. 그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게, 소리의 종류를 완벽히 구분하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더 유용합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보이는 신호는 고양이 스트레스 신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노령묘의 인지기능장애와 야간 발성에 대해서는 노령묘 돌봄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 새끼고양이 발성과 사회화 과정은 고양이 사회화 시기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작성일: 2026-07-05
참고자료 (출처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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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PCA(미국동물학대방지협회) – Meowing and Yowling. [aspc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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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A(미국 동물병원) – Why do cats meow? [vcahospita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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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nell Feline Health Center(코넬대 수의대) – Special Needs of the Senior Cat. [vet.cornell.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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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C(미국국립보건원 학술문헌) – Feline vocal communication (review). [pmc.ncbi.nlm.nih.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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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C(미국국립보건원 학술문헌) – Only When It Feels Good: Specific Cat Vocalizations Other Than Meowing. [pmc.ncbi.nlm.nih.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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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MD – 9 Common Cat Sounds and What They Mean. [petmd.com]